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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굴(Book review)

S. J. 왓슨의 내가 잠들기 전에를 읽고

별이네(byul) 2016. 8. 30. 22:46

S. J. 왓슨의 내가 잠들기 전에를 읽었다. 읽어야 할 책이 몇 권 밀려있어 망설였지만 책을 건네는 마님이 두려웠기에 두 손으로 공손히 받아들고 바로 읽어버렸다.

 

기억상실증에 걸린여자가 있고, 사랑으로 그 여자를 지극히 보살피는 남편이 있다. 여자는 매일 기억을 잃어버렸기에 아침에 눈만 뜨면 남편을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을 저장하는 장치에 문제가 생기는 전형적인 기억상실증 환자와는 달리 여자는 회로에 문제가 있다. 컴퓨터적으로 표현하자면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드디스크에 연결된 케이블에 문제가 있는 셈이다.

 

남편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여자는 남편을 경계한다. 자신의 기억에 문제가 있으니 일기를 적어두라는 의사의 조언에 따라 열심히 일기를 적었던 여자가 "벤(남편)을 조심하라"는 문구가 일기장에 씌어있는 것을 본 까닭이다.

 

 

나는 시작 부분을 읽으며 책의 성공을 점쳤다. "이 책은 많이 팔렸겠구나. 많이 팔릴 수밖에 없겠구나" 하긴 많이 팔렸으니 국내까지 소개되었겟지.

 

일단 책의 줄거리 소개는 여기에서 패스~ 궁금하면 인터넷의 도움을 받으면 될터이다.

 

이런 추리물의 경우 책을 읽으며 결말을 예상해보곤 하는데 웬만하면 짐작대로 결론이 나는 것이 대다수였다. 내가 잠들기 전에를 읽으면서도 예의 그러한 습관은 발동되었고 나는 남편인 벤이 수상하다고 했다. 별맘에게.

 

반만 맞췄다. 벤이 문제이긴 한데 벤이 아니 아니란 것이 문제였다. 아침에 눈뜨면 언제나 만나는 남편 벤은 벤이 아니라 여자에게 집착증을 보이는 예전 불륜남이었다. 헐~

 

저자는 책의 집필을 계획했을 때 모티브를 실제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어느 여자 이야기에서 얻었다고 했다. 나의 머리에도 이상이 생긴 것인지 책을 읽은지 며칠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간 실제로 기억상실증 환자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내가 잠들기 전에'를 구상하였다라고 책에 적어 두었다.

 

 

글쓰는 사람이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나 심지어 사진을 찍는 사람까지도, 창작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매사 자신이 하는 일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구상하는 듯 하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가볍게 넘길만한 일도 허투루 넘기는 법이 없다.

 

일부러 이 책을 읽어보라 권하지는 못하겠다. 그냥 시간이 남아 어떻게 보낼까 궁리 중이라면 읽어봐도 좋겠다. 대체로 같은 내용의 스토리를 담은 것이라면 영화보다는 책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번 만큼은 영화로 제작되었다면 영화로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단편 아니면 중편 정도가 적당할 이야기를 장편으로 엮어내다니 저자의 글쓰기 실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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