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의 눈길을 읽고 본문

책동굴(Book review)

이청준의 눈길을 읽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9. 19. 15:10

눈길

 

한 줄 요약  우리는 부모님께 사랑이라는 빚이 있다.

 

'눈길'은 예전에 이청준의 '서편제'를 읽으면서 같이 읽은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수능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책의 의미를 생각하며 읽게 된 것이다.

 

'눈길'은 1인칭 소설로 '나'라는 존재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사실 '눈길'을 읽었을 때 '나'라는 존재가 너무 미웠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 준 것이 없으니 빚이 없다고만 생각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머니를 노인으로 칭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금세 어디서 묵은 빚문서라도 불쑥 불거져 나올 것 같은 조마조마한 기분이었다."

"잠이나 자자. 빚이고 뭐고 잠들면 그만이다. 노인에게 빚은 내가 무슨 빚이 있단 말인가."

 

여기서 '나'가 애써 감추려고 하는 것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다. 물질적으로는 집안형편이 여의치 않아 제공하지 못하였으나 예전 살던 집에서 하룻밤만이라도 편히 잘 수 있게 하려는 마음, 자식만이라도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바로 '나'가 두려워하는 빚문서이다.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는 순간 자신의 행동이 옳지 못함을 알게 되므로 애써 외면하려드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러한 모습에 분노한 것이다.

 

사랑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한 마디로 누군가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라는 거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심장이 느끼는, 말로 다할 수 없는 따뜻함이 바로 '나'가 회피하려던 마음이다.

 

부모님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식을 사랑한다. 그런데 단순히 물질적으로 해준 것이 없기 때문에 부모님이 자신을 원망 할 것도 바랄 것도 없다는 것은 자식으로써 그 사랑을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인간이라는 생물 자체가 감정이라는 게 있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변모해나갔다. '나' 역시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보니 스스로의 감정만을 생각하면서 어머니의 사랑을 잊어버린 것 같다.

 

 

그 따뜻함을.....

 

심장은 '나'가 그 마음을 깨닫게 하기 위해 빚문서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아내의 도움으로 '나'는 형용할 수 없는 그 뜨거운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된 것 같다. 부모님이 있고, 그 기억이 있다면 우리들은 모두 그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이 가족을 만들어 단단히 묶어준 것이다.

 

이청준의 눈길은 인간의 36.5도 보다 더 따뜻란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읽고

존 그리샴의 시어도어 분을 읽고서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읽고

최근에 올라온 글

TAG

more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