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설날 아침에 / 김종길 ※ 선물로 드릴 것이 티스토리 초대장 뿐입니다. --; 필요하신 분은 댓글창에 비밀글로 요쳥하시면 나누어 드리겠습니다. 이메일 빠뜨리지 마세..
저녁시간에, 간간히 때로는 자주 어울리는 몇 블로거들과 정림에 갔다. 정담을 나누며 식사를 하는데 우리가 왔다는 소식에 먼 길을 달려 함께 자리를 하신 부산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로 계시는 정영숙님께서 시(詩)를 한 수 읊어 주겠다고 하셨다. (정영숙님은 '정림'의 주인이기도 하시다.) 차를 마시는 자리가 아니어서 다소 뜨아 했으나 워낙 시(詩)를 즐기시는 분이라, 입에 들어가는 것이 차면 어떻고 음식이면 어떠랴 하는 마음으로 세이경청(洗耳傾聽)할 준비를 했다. 허걱~ 그런데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읊어 주겠다고 하시는거다. 문득 드는 생각.. "그거 무지 긴데…" "그냥 짧은 거로 윤동주나 다른 거로 하시죠?"라고 말할 틈도 없이 시작 되었다. 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나의 서른에 우린 무엇을 사랑하게 될까 젊은 날의 높은 꿈이 부끄럽진 않을까 우리들의 노래와 우리들의 숨결이 나이 서른에 어떤 뜻을 지닐까 저 거친 들녘에 피어난 고운 나리꽃의 향기를 나이 서른에 우린 기억할 수 있을까 빈 가슴마다 울려나던 참된 그리움의 북소리를 나이 서른에 우린 들을 수 있을까 - 백창우, '나이 서른에 우린' 현실이 나에게 타협하자고 손을 내민다. "악수하면 지는거다" 아~ 니미럴~ 떠거럴~ ⓒ뭘더
공자는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知者樂水)"라고 했다. 아무래도 나는 어진 심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산 보다는 물을 좋아하는 편이니까. 그러나 간혹 혼자 또는 작은 무리를 지어 산을 찾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산을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발적으로 산을 찾을 때는 틀림없이 머리속이 복잡할 때이다. 컴퓨터 조각모음 하는 기분으로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머리속이 깨끗하게 비워지는데 그 느낌이 좋다. 오늘도 조각모음을 위해 혼자 산을 찾았다. 봄은 아직 멀리 있을텐데 벌써 계절의 변화가 저만치 부터 느껴지는 듯 하다. 산을 오르기전 어둡고 답답했던 생각들은 산에 맡겨두고 대신 한껏 좋은 기운을 받아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렇게 내려오는 길..
지난 해 9월 26일 부산블로거기자단 열혈 블로거들과 함께 부산의 을숙도를 다녀왔다. 환경탐사를 위한 을숙도 탐방의 일환이었다. 팀원들은 나름대로 주제를 잡아 열심히 포스팅을 하는데 난 이제서야 자판을 두르린다. 현장을 보며 메모해둔 수첩에서 좋은 '건수'를 찾지 못한 탓이다. --;; 동행했던 블로거들 정말 대단했다. 카메라의 셔트를 연방 눌러대는데 속으로 어찌나 놀랐던지. "어디서 저런 열정이 나올까..." 나는 헉헉 그리며 따라다니기에도 버거웠다. 이동중 차속에선 연방 "힘들다"고 하면서도 차가 멈추면 언제 그랬냐는듯 팔팔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블로거'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멋진 피사체가 있더라도 똑딱이조차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안내를 맡아주신 선생님의 말씀에만 귀를 기울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