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나 박금숙님의 아름다운 이야기 모음집〈행복한 동행〉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인 피오나님은 한 가정의 아내이자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열혈 블로거이기도 하다. 그러한 그가 그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며 하나 둘 포스팅했던 글들 가운데 59개를 묶어 한권의 귀한 책으로 펴냈다. go 간간히 블로그를 통해 그의 글을 접해오고 있던 나로선 마우스질없이 한꺼번에 많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더 없는 즐거움이었다. 책에는 작가가 관여했거나 목격했었던, 즉 직접 접했던 '사실'들이 투박하지만 담담한 필치로 묘사되어 실려있다. 그러고보니 '피오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나 '행복한 동행'이라는 타이틀이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리는 듯 하다. '밤 10시만 되면 편의점으로 향하는 노숙자'이야기나 '9천원을 들고 회를 사러 온 초등학생..
피로 물든 여행 레이몬드 데려오기 생선 서류 카지노 마이클의 방 고요한 쉼터 이상한 녀석 7개의 짧은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 존그리샴의 첫 단편집 포드 카운티를 읽었다. 수록된 단편들은 존 그리샴이라는 작가의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법과 관련있는 주제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존 그리샴이 포드 카운티를 통하여 글쓰기 실력을 유감없이 자랑하는 듯하다. 그의 장편들에 익숙한 독자들은 호흡이 짧은 이야기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꼈을 것 같다. 그러나 존 그리샴 특유의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좋아했던 사람들은 악세사리 같이 가벼운 이야기가 싫을 수도 있겠다. 단편들은 하나하나가 나름대로 읽을만 하지만 그렇다고 누구에게 힘주어 권하기는 힘들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존 그리샴의 다른 작품에 비해서는 격이 떨어지는..
똥은 똥이다 인도를 여행하다 보며 심심찮게 마주치는 풍경이 하나 있다. 살갗이 거무스럼하고 눈이 큰 인도 사람들은 이른 아침마다 물통 하나씩을 달랑 들고 어리론가로 걸어간다. 처음에 나는 그들이 한 끼 밥을 얻기 위해 슬프게 걸음을 옮기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똥을 누기 위해 그렇게들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적한 공터나 흙탕물이 흐르는 개울가를 찾아서 모두들 느긋하게 말이다. 물론 물통의 물은 뒤처리를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철로변에 저만치 쭈그려 앉아 태연히 똥을 누는 사람을 종종 볼 수도 있다. 그런 인도 사람을 보며 손가락질할 권리가 우리에게 없다. 똥이란 모든 동물의 생리적 작용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똥을 눈다는 것은 자연으로부터 입을 통해 섭취한..
"맛집, 연애, 드라마 리뷰, 연예인 이야기로 점철된 이곳에서 더 이상 소통의 씨앗을 뿌리는 일은 어렵습니다." 또 한명의 블로거가 떠난다는 글을 내걸었습니다. 숨은 MVP... 아니 숨어있는 파워블로거라고 해야겠군요. 블로그 '김홍기의 패션의 제국'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 블로그는 최근에야 알게 된 곳입니다. 워낙 패션과는 거리가 있기도 하지만 온·오프를 망론하고 발발 거리고 다니는 성격이 아닌지라... 그러다가 요새 한참 시끄러운 '파워블로거'라는 키워드에서 나의 망원경에 포착되더군요. 많은 부분에서 공감가는 글이 많았습니다. 필력도 탁월했고 포털이나 파워블로거들에 대한 견해 등 생각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많아 나름대로 괜찮은 블로그 하나 찾았다고 좋아라 했는데 느닷없는 절필선언이 아연케 합니다. 물론..
여름 어느 날 홀로 숲속을 산책했다. 때마침 내 다리 아래로 귀여운 꽃이 고개를 숙였다. 그늘에 가리운 채 반짝이며 꽃은 홀로 웃고 있었다. 눈을 보는 것처럼 나를 봤다. 별같이 빛나면서. 허리를 굽혀 꺾으려고 할 때 꽃은 나에게 말하길 나를 줄기채로 꺾으시렵니까? 시들어 버릴 텐데요. 그래서 나는 그 꽃을 뿌리채 떠가지고 돌아와 앞뜰 울타리 가까이에 심었다. 저녁마다 물을 주어 매일매일 자랐다. 지금도 피어 있다. 우아하고 찬란하게 여름이 다할 때까지 내내 꽃피고 있다. - 괴테 나를 줄기채로 꺾으시렵니까? 시들어 버릴 텐데요. …… 하나의 시를 음미하면서 오랜 침묵을 깨고 껍질을 깨트린다 ... 아무일도 없었던 것 처럼. ... 처음처럼. ⓒ뭘더 2010/01/27 - 비오는 날의 단상 2010/05..
모처럼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작가는 현대를 살아가는 하나의 소시민의 입장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돈문제에 주변강국에 시달리다 급기야 나라까지 빼앗긴 적이 있는 우리의 역사문제를 잘 버무려 달의 제국이란 이름으로 이야기를 엮었다. 시작부의 다소 건조한 이야기 전개로 인하여 읽는 재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으나 책장을 넘길수록 눈길을 끄는 힘이 예사롭지 않다. 특히나 작품속 등장인물 우당의 이완용에 대한 강연내용은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정도로만 이완용을 이해하고 있던 사람들에겐 다소 황당함을 줄 것 같다. 어짜피 소설은 허구인지라 작품의 내용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따질 바는 아니지만 책을 읽다보면 이완용의 입장을 이해못할 것은 아니겠다라는 생각마저 들게한다. 옳바른 역사관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책을..
이제 설날이 코앞입니다. 애들말로 두 밤만 자고 나면 까치까치 설날이군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지나온 날을 돌아보니 혼자서 참 멀리도 왔습니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을때도 많았지만 어떻게 저떻게 버텨왔습니다. 뛰면 멀리 못가고, 천천히 가면 멀리 간다. 가까운 곳은 혼자 가고, 먼 곳은 여럿이 가라. 그러고 보니 참 미련 맞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동안 혼자 뛰어 왔으니까요. 그래서 요만큼밖에 못왔나 봅니다. 이젠 먼 길을 함께 갈 여럿의 동행이 생겼습니다. 비록 목적지는 다르더라도 같은 방향으로 가는 친구들이 생기니 든든합니다. 간혹 서로의 어깨를 빌릴 수도 있겠지요.^^; 블로거 이웃님들 즐거운 설날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뭘더 2011/11/22..
삼포 가는 길, 장길산 등으로 유명한 황석역 작가의 신작<강남몽>을 읽었다. 야리끼리한 겉표지와 제목이 오해(?)하기 딱 좋게 생겼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산이 있고 강이 있는데 아무래도 어떤 지역의 풍경을 나타내는 듯하다. 확인할 길은 없으나 아마도 개발되기 전의 서울 강남의 모습이 아닐까 추측한다. 왜냐하면 이 작품의 주요 배경이 강남이기 때문이다. 강남몽은 일제강점기부터 15년 전 어이없이 무너져버린 삼풍백화점 사건때까지의 현대사를 한편의 서사시처럼 엮어 놓았다.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 5장 375쪽으로 이루어진 장편 강남몽은 일반 소설과는 달리 이야기의 전개가 독특하다. 각 장마다 주연이 따로있다. 강남몽의 주인공인 박선녀를 중심으로 그녀의 주변인물들이 각 장의 주연들..
김탁환의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을 다시 읽었다. 이 책에 대한 독서감상문은 이전 블로그에 포스팅 하였지만, 블로그를 단장하며 묵은 글들을 걸러내는 와중에 같이 폐기되어버렸다. 아까뷔~ 하지만 제목처럼 잊혀지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라 다시 읽고 감상문을 새로이 적어본다. 이 작품은 사극의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 조선 숙종시대 장희빈에 얽힌 내용을 담고 있다. 매설가(소설가) 모독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구운몽', '사씨남정기'를 지은 서포 김만중과 장희빈과 그의 오라비 장희재 등 실존했던 인물들이 등장하는 역사 추리소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이란 제목은 작품속의 주인공 모독이 서포 김만중을 주인공으로하여 '사씨남정기'의 탄생비화를 담아내고 있는 소설의 제목이..
MS의 새로운 브라우저 IE9.0 베타버전이 나왔다는 소리도 들리고, OS도 윈도7이 발표된지 제법 시간이 지났습니다. 나는 현재 데스크탑과 노트북으로 윈도 Vista와 XP 그리고 IE7과 IE8을 사용중이고 간간히 모질라를 이용하고 있습니다만, 주변의 환경이 궁금해서 <미디어로>접속자를 대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미디어로는 몇몇 블로거들이 트래픽을 공유하기 위하여 진행하는 실험명으로 상호간에 글을 노출시켜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하루 3~5만명 정도가 미디어로를 매개로 각 블로그를 방문을 하는데 많을때는 10만명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실험대상으론 괜찮은 편이죠. 오늘은 그 중간쯤 되는것 같습니다. 네티즌의 절반 정도가 브라우저로 IE6.0 이용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IE8.0이 나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