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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굴(Book review)

정은궐의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읽다

별이네(byul) 2010. 3. 8. 06:07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1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지었던 정은궐 작가의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읽었다. 앞선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다가 꼬박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1, 2 두권 읽는데 소비하였다.

한때 TV드라마를 통해 스타가 된 4명을 F4라는 말로 묶어 칭했던 것처럼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에도 F4와 같은 주인공 '잘금4인방'이 등장한다. 이들 F4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 등장했던 그들이다. 그러니까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후속작이 되는셈이다. 요즘 이야기로 시즌2 라고 할 수 있겠다.

 

물건(?)이 좋다하여 '대물'로 불리는 남장한 낭자 김윤희와 일등 신랑감이라는 뜻의 '가랑'으로 불리는 이선준, 허구헌날 싸움박질을 하고다녀 미친말이란 뜻의 '걸오'로 불리는 문재신, 여자의 치맛폭에서 헤어나오기 싫어 호를 계집녀에 수풀림 '여림'으로 지은 구용하. 이들 4인의 규장각 생활을 재미나게 그려낸 소설이 바로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다.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

 

나날이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규장각의 각신인 이들 잘금4인방의 일상을 다루고 있다. 노론과 소론 그리고 남인들 사이의 당쟁과 남녀간의 사랑, 사헌부, 홍문관 등 국가기관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 등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인데, 굳이 공부하지 않더라도 역사에 대한 지식을 더해주는, 소설로는 만점짜리 작품이라고 하겠다. 

2009년 여름에 나온 작품으로 독자들의 좋은 반응이 예상된다. 고백컨데 나는 규장각이라고하면 그저 조선시대에 있었던 국립도서관 기능을 하는 관청정도로만 알았다. 그리고 외규장각 도서 반환문제로 프랑스와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정도의 지식이 규장각에 대해 아는 전부였다. 

소설이 허구이지만 이야기의 소재까지 지어낼 수 없는 것이고 보면(물론 환타지 소설도 있기는 하지만), 이번 <규장각 각신들이 나날>을 통하여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요즘의 서면질의서와 답변서에 해당하는 '통함추문'이나 '통함답통' 같은 단어라든지, 신문을 뜻하는 '조보'와 같은 말들은 부러 공부하지 않는 이상 쉽게 접할 수 없는 말들인데, 재미있는 소설 읽으면 간접 공부도 되니 이런 경우를 "가재도 잡고 도랑도 치는"경우가 아닐까 싶다. 

헷갈림 없이 읽으려면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읽고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읽으면 되는데, 굳이 앞뒤의 연결이 없더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으므로 본인들이 편한대로 하면 되겠다. 재미있는 역사소설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뭘더

 

2012/12/30 - 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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