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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굴(Book review)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를 읽고나서

레이디수 2013. 1. 16. 21:16

여울물 소리
여울물 소리

 

등단 50주년을 맞은 작가가 쓴 황석영의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를 읽었다.

 

해외문물이 들어오면서 봉건적 신분질서가 무너져가던 조선후기, 이야기꾼 이신통의 일생을 연인인 박연옥이 쫓아가는 내용으로 동학과 증산도가 배경을 이루고 있다.

 

글을 읽고 들려주는 솜씨가 신통방통하다하여 이신통으로 불리는 이신은 중인의 서얼로 신분의 한계를 알고 자신의 학식과 재주를 거벽 즉 대리시험으로 회한을 풀고, 이야기꾼, 소리광대, 재담꾼 등으로 살다가 ‘천지도’에 빠졌고 동학운동에 참가해 봉기했지만 죽음을 맞는다.

 

양반과 기생사이에서 태어난 서녀 박연옥은 이신통과의 하룻밤 인연으로 그를 기다리다가 그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면서 조각조각 들은 이야기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긴다.

 

비천함을 스스로 감내하기로 작정한 이야기꾼 이신통에 매혹된 연옥이 자기운명의 길을 열어나갈 때 가녀린 여인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여울물 소리는 속삭이고 이야기하며 울고 흐느끼다 또는 외치고 깔깔대고 자지러졌다가 다시 어디선가는 나직하게 노래하면서 흐르고 또 흘러갔다. 사방이 조용하면 생생하게 들리는 여울물 소리가 사람들의 이야기소리 같기도 하고 웃음소리 같기도 하고 우는 소리 같기도 한 물소리가 사람을 위로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작가 황석영은 이야기꾼 이신통을 일생이 여울물 소리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민중의 고통을 다루었기에 다소 무거운 마음이 들었지만 역사적 배경지식을 갖고 보면 우리의 옛이야기 듣는 듯 공감대가 만들어 지는 것 같다.

 

한 시대를 겪은 사람들이 “인생이 다 그런 것이야” 할 때 나는 위로받는다.

어느 인생이나 물이 말라 애를 태우던 때가 있고, 가뭄이 지나고 나면 어느새 물길이 모여 강물은 다시 흐르는 법이다.

 

◈ 여울물 소리 (496쪽)

◈ 황석영 글

◈ 출판사: 자음과 모음

◈ 값: 15,000원

 

 

2010/11/11 - 황석영의 강남몽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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