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맥스웰 쿠체의 추락을 읽고 본문

책동굴(Book review)

존 맥스웰 쿠체의 추락을 읽고

레이디수 2017. 11. 14. 13:31

 

지난여름은 어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다. 몸이 아파 외출도 최소한으로 하다시피 지내다 보니 시간과의 전쟁이 아닐 수 없었다.

 

시간을 보내기에 책만 한 것도 없다. 여름내 읽었던 책들을 손으로 꼽아보니 손가락이 모자라고 벌써 기억 속에 사라진 책들도 많다.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한줄 평 정도는 했는데 그러고 보니 그마저도 하지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언제 시간을 내어 기억에 남아있는 책에 대한 예의로 몇 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 내가 읽은 던 책제목이 ‘추락’이었다. 무심히 도서관의 도서를 정리하다 발견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 나와 다른 대상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교수 데이비드 루리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것을 다르다고 이상하게 보거나, 무조건 배척하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생각의 방식을 변화시켜보는 것도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보탬이 될 테니까.

 

자신과 다른 신념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에게 ‘추락’의 루시와 같이 포용하고 인정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세상엔 똑같은 사람은 찾기 힘들고 신년과 가치관 역시 개인이 행복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소중한 것이 때문이다.

 

‘추락’은 남아공에 흑인 대통령 만델라 정권이 들어선 흑인사회에서 무너져 내리는 백인 엘리트의 삶을 그려낸 소설이다. 평소 내가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인 흑과 백의 중간인 회색의 고뇌를 담담하게 얘기하고 있다. 

 

간단히 내용을 소개하자면 냉소적인 백인 대학교수와 아프리카의 땅을 사랑하는 딸이 겪는  사건으로 전개된다.

 

50대의 데이비드 루리 교수가 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교단에서 쫓겨나 시골에서 혼자 사는 딸에게로 간다. 딸은 꽃을 재배하며 전원생활을 하지만 그곳은 흑인사회이다.

 

어느 날 3인의 강도에게 교수는 상해를 입고, 딸 루시는 유린당한 뒤 임신임을 알게 된다. 

 

딸의 선택은 그 땅에 정착하기 위해 흑인들의 행동을 비난하지 않고 흑인사회에 머무는 대가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귀속될 수밖에 없다는 논리로 희망을 놓아버린다.

 

루시의 삶을 비난하는 루리 교수는 딸의 집을 나오지만 멀리 떠날 수도 없다. 동물병원에서 버려진 개를 안락사 시켜 소각장을 옮기는 알바를 하면서....

 

‘추락은 남아프리카에서 백인 지배가 종식되고 흑인 정권이라는 새로운 환경을 맞으면서 자신과 딸을 방어하려는 대학교수의 투쟁을 그린다.

 

하지만 남아공의 수백 년에 걸친 백인 식민주의 잔재인 흑백갈등과 폭력의 원인은 여전하다. 어쩌면 이 책은 흑인의 권력 아래서 처절하게 몰락하는 백인의 모습, 흑인의 범죄는 당연한지 생각해 보게 한다.

최근에 올라온 글

TAG

more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