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도서반납 하러 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에 갔습니다. 방학인데도 꽤 많은 아이들이 도서실에서 책을 보고 있더군요.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데스크에서 별이와 같은 학급의 아이엄마 두 명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길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책을 반납하는데 한 엄마가 반납책 중 ‘반딧불이의 무덤’을 보곤 “개인적으로 난 이 책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아이가 보는 책은 대강이라도 먼저 읽어보는 편이라 왜 그런말을 했을까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나오키 문학상을 받은 노사카 아키유키의 작품 ‘반딧불이의 무덤’은 애니메이션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전쟁고아들의 삶과 죽음을 다루는 내용으로 태평양 전쟁을 일본의..
요즈음 제가 즐겨보는 책 중에는 빅픽처, 템테이션 등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이 많습니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독자층이 두터운 이유를 이번에 읽은 위험한 관계에서 찾을 수 있었던 듯 합니다. 위험한 관계는 미국인 베테랑 여기자 샐 리가 영국인 기자 토니를 만나 임신으로 인해 결혼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생기는 갈등과 해결과정을 미국과 영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적 차이로 담아 낸 이야기입니다. 짧은 연애로 출산까지 한 샐리는 심각한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던 중에 재산과 아이를 차지하려는 토니의 치밀한 계략을 알게 되고, 아이의 양육권을 둘러싼 법정공방을 벌이면서 서로의 치부를 드러냅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주변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에 더욱더 가슴 졸이며 읽었습니다. 운명처럼 만나 불꽃같이 사랑해서 한 결혼..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서관의 학부모 책꽂이에서 기욤 뮈소의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를 발견했다. 평소 기욤 뮈소의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 망설임 없이 골라냈다. 구해줘, 종이여자, 천사의 부름, 7년 후 등 기욤의 책은 출간 될 때마다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사람들이 그의 책을 좋아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여러 권 읽다보면 작가의 고유패턴이 보인다. 기욤의 작품은 판타지를 가미한 속도감과 반전이 특징이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또한 앉은 자리에서 마지막 장을 넘길 만큼 속도감있게 전개된다. 성공의 가도를 달리던 정신과 의사 에단은 자신의 병원에서 한 소녀가 자살하게 되면서 지금껏 쌓아 온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고 괴한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
별아~ 별아~ 뭐 하니? 별이는 암만 불러도 숨도 코도 안쉽니다. 무인도에 가져갈 세가지 중 첫째가 책 일 만큼 독서광인 별. 겨울방학은 마치 물 만난 물고기 같습니다. 이제 개학이 일주일 정도 남은 것 같은데 방학생활 중 기억 남는거라고는 독서가 전부인 듯.... 무지 프리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별입니다. 그런데 어째 자세 불량 하옵네요.... 분위기가 이상했던지 딴엔 상황을 모면하려 살인 웃음 날립니다. 넘어가 줘야 할것 같죠? 아주 별짓을 다 하는군요? 기가 막힌 이 상황, 다칠까 심히 염려스럽네요. 목표가 무얼까? 로~꾸~거~~ 이제 그만 하지?
등단 50주년을 맞은 작가가 쓴 황석영의 장편소설 여울물 소리를 읽었다. 해외문물이 들어오면서 봉건적 신분질서가 무너져가던 조선후기, 이야기꾼 이신통의 일생을 연인인 박연옥이 쫓아가는 내용으로 동학과 증산도가 배경을 이루고 있다. 글을 읽고 들려주는 솜씨가 신통방통하다하여 이신통으로 불리는 이신은 중인의 서얼로 신분의 한계를 알고 자신의 학식과 재주를 거벽 즉 대리시험으로 회한을 풀고, 이야기꾼, 소리광대, 재담꾼 등으로 살다가 ‘천지도’에 빠졌고 동학운동에 참가해 봉기했지만 죽음을 맞는다. 양반과 기생사이에서 태어난 서녀 박연옥은 이신통과의 하룻밤 인연으로 그를 기다리다가 그의 발자취를 찾아다니면서 조각조각 들은 이야기들을 모아 기록으로 남긴다. 비천함을 스스로 감내하기로 작정한 이야기꾼 이신통에 매혹..
김선영 작가의 '시간을 파는 상점'을 읽었다. '시간'이란 소재가 다소 무겁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읽다보니 이야기의 전개가 빨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세상살이가 꼭 그런건 아니지만 보통 무엇이든 지나치게 빠르면 문제가 생기게 되고 또 그 문제를 시간이 해결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무한정 기다려주지 않는 것 또한 시간이다. 이야기는 18세 소녀 온조가 인터넷에 '시간을 파는 상점'이라는 카페를 개설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온조가 운영하는 '시간을 파는 상점'은 시간을 내기 힘든 사람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대신하는 일종의 대행업이다. 온조는 '친구가 훔친 PMP를 제자리로 갖다 놓아달라', '아버지와 갈등을 겪고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 점심식사를 대신 해달라', '죽음을 앞두고 미처 못부친 편지를 발송해 달라', ..
이창숙 작가의 두 번째 소설 무옥이를 읽었다. 식민지 말기에서 한국전쟁직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화성, 서울, 부산을 배경으로 주인공 무옥이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무옥이. 어린나이에 시집을 가서 힘든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무옥이다. '책은 힘이 있구나,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기쁘게도, 슬프게도 할 수 있는 게 책이로구나' 무옥이는 책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낀다. 집 나간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무옥이는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집에서 나오게 된다. 어릴 적 친구 순자와 방직공장을 다니며 현실을 몸으로 느끼고 노동자의 인권을 주장하다 쓰러지는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서 무옥이는 세상과 당당히 맞선다. 어..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은 내가 아는 언니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있는 문구이다. 함께 문고봉사하면서 알게 된 그녀는 내일모레면 육십을 바라본다. 그녀가 삶을 대하는 자세는 누구보다 열정적이다. 항상 바쁘게 활동하며 무언가를 찾아내려하고 배우려 한다. 자신의 취미를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모습이 멋지게 보이기까지 하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취미 한 가지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 가족이 인생의 전부였다면 이젠 나를 위하여 취미 하나쯤 가져보고 싶다. 그래서 메마른 생활에 기름칠을 하고 삶의 활력을 느끼고 싶다. 배우는 것이 좋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그녀처럼!
아쉬운 한해를 보내고 나니 맞이한 새해가 소중한 마음으로 다가온다. 그러고보니 고마웠던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제대로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지난해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하던 날, 하교하던 딸이 울어서 콧등이 빠알개져 있었다. 무슨일이냐고 물었더니 담임 선생님이 아프셔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며 다시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돌이켜보니 한마디를 하더라도 정을 담아 하시던 이현주 선생님의 모습이 새삼 떠올랐다. 건강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결국 교단을 떠나시게 된 모양이다. 그동안 수고하셨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는데 잘 지내고 계신지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다. 발송하고 곧바로 폰의 뻐꾸기 소리가 들려 확인 해보니 선생님의 답장이었다. "기억하고 소식 주신 것에 감사하다"는 말씀과 별이에..
해리포터 시리즈를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했다. 평소 환타지같은 장르는 좋아하지 않지만 스텔라가 해리포터를 영문판으로 읽는 것을 보고 내용은 알고 있어야 할 듯 해서 읽게 된 것이다. 하루에 두어 권씩 읽다보니 어느새 끝이 보인다. 엄마가 해리포터를 하루에 두권씩 읽어대니 스텔라는 옆에서 침만 꼴깍 꼴깍 한다. 아무래도 영문판으로 한글판의 진도를 따라잡기가 힘이 드는가 보다. 읽다보니 사람들이 해리포터에 열광하는 이유도 알듯 했다. 지금 내가 그러고 있으니까.^^ 작가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와 '해리포터와 혼혈왕자' 편이 재미있었다. 지금은 '죽음의 성물'을 읽고 있는 중이다. 스텔라가 빨리 읽어야 해리포터 이야기로 수다를 떨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