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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좌동 재래시장 수구레 국밥집 이가곰탕에 가다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11. 5. 16:16

수구레국밥집 이가곰탕
수구레국밥집에선 다른 것도 판다.

 

저녁식사를 수구레 국밥으로 먹겠다는 장한 뜻을 세우고 길을 나섰다. 수구레가 뭔지도 몰랐지만, 며칠 전부터 귓가에 "수구레~ 수구레~"하는 소리가 들려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힘으로 '수구레'란 것이 소의 가죽과 뼈 사이에 붙어있는 뭔가라는 것을 알았고, 수구레로 만든 '수구레 국밥'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해운대 신시가지 안에 수구레 국밥을 파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인터넷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꼬.

 

그리하여 찾아 간 곳은 해운대 신시가지 재래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가곰탕. 세로 간판엔 2층이라고 되어 있으나 그것은 아닌 듯하고, 그냥 1층에 그리 크지 않은 전형적인 옛날식 식당이다.

 

주인장에게 그 유명한 수구레 국밥을 먹으러 왔다고 너스레를 떨고선 세 명이 가서 수구레 국밥 한 그릇을 시켰다. 왜 한 그릇이냐고? 수구레 노래를 불렀던 장본인 별맘이 배신을 땡겨 수구레 국밥을 시키지 않고 한우곰탕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용기가 생기지 않아서 그냥 평범한 칼국수를 먹기로 하고 패쓰.

 

장한 뜻을 세우고 왔으나 에미 애비는 포기하고 결국 실천한 것은 먹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별이었다.

 

수구레 국밥
숟가락에 담겨 있는 것이 수구레이다.

 

이것이 수구레 국밥이다. 갖은 양념과 함께 수구레가 들어 있는데 솔직히 뭐가 뭔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맛 있을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맛 없을 것 같고.

 

그래도 몸에는 좋다니까 맛이 좀 없더라고 참고 먹어야.. 아니.. 먹여야 한다. 미안타 별아~ ㅋ 별이는 다른 일에도 용감한 편이지만, 먹는 일에는 더욱 씩씩한 편이다. 가리는 음식이 없어서 키우기 참 편했다.

 

먹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입 댈 일이 없는 별이, 오늘은 음식 감별사가 되어 대표로 수구레 곰탕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별이랑 같이 살아봐서 아는데 별이의 표정으로 짐작컨데 결코 수구레 국밥은 맛이 있는 음식은 아닌 듯하다. 흠.. 다음에 수구레 국밥 먹으러 가자는 소리는 안 할 것 같군.

 

별맘은 옆에서 한우 곰탕을 아주 맛나게도 먹는다. 평소 음식 먹는 속도로는 별이 쪽이 월등한데 오늘은 영 속도가 더디다. 맛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둘이서 각각 수구레곰탕과 한우곰탕을 먹고 있는 사이 근처 시장칼국수 집에 가서 해물 칼국수를 먹고 오니 한우 곰탕은 그릇이 깨끗이 비워져 있는데 수구레 곰탕은 여전히 먹고 있다. 성격 좋은 별이는 결국 수구레 곰탕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돌아 오는 길.

맛이 어땠는지 물어 보았다.

 

"먹을 만 했어, 그렇지만 일부러 찾아 다니며 챙겨 먹을 맛은 아니야"

 

맛이야 피자나 쵸코릿이 더 있겠지. 그렇지만 먹을 만 하다고 했으니 건강을 생각해서 간혹 '수구레 국밥'을 사줘야 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 엄마 아빠야 살 만큼 살았으니 뭐 아무거나 맛 없는 통닭이나 피자를 먹더라도 자라는 청소년 들은 몸에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니까! ㅋㅋ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수구레 국밥이 무지 맛이 없는 것으로도 비쳐질 수 있는데 결코 그런 것은 아니다. 다른 손님들은 맛있다고 일부러 찾아와서 먹는다고 하니 나나 별맘의 입 맛이 별난 것이지 수구레 국밥의 맛이 떨어 지는 것은 아니다.

 

날이 좀 더 추워지면 따뜻한 수구레 국밥... 괜찮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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