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프면 안돼 본문

블로거노트(Non category)

엄마는 아프면 안돼

레이디수 2013. 4. 12. 12:37

꽃샘 추위에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조심스레 지내다보니 한창이었을 벚꽃구경을 놓쳐 버렸습니다.

창 밖에 흩날리는 꽃비를 보고서야 만개한 벚꽃나무에 시선이 머뭅니다.

 

봄이면 여지없이 찾아오는 계절병을 올해는 결사방어하리라. 그 결기가 가상했는지 감사하게도 아직은 무탈합니다. 자주 아픈모습을 보여준 엄마인지라 아이의 마음속에는 아픈엄마라는 수식어가 붙어버렸나 봅니다.

 

어제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곧 있을 운동회에 반장엄마의 행사도우미 참가여부를 물었습니다. 생각할 것도 없이 "엄마가 할께" 했지요.

 

그랬더니 "엄마, 괜찮겠어? 만약 그때 아픈면 어쩌려고?" 하는 것입니다. 나원참, 평소 엄마가 얼마나 골골했으면 애가 저런 소릴할까요.

 

"요즈음 엄마 안아프거든. 그러니 걱정하지마."

"선생님께서 엄마 건강이 안좋으시면 부반장 엄마한테 부탁드리라고 했는데."

"괜찮아 괜찮다고~ 얘가 왜 이러실까~ 사람을 아주 환자로 만들어라."

하며 아이에게 눈을 흘겼습니다.

 

"엄마가 또 아플까봐 그렇죠!"

효녀를 두어 좋아해야 할지, 딸 걱정시키는 신세를 서러워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아슬아슬한 봄이 얼른 지나고 싱그러운 초록이 드리운 여름 속에 뛰어노는 아이모습이 보고싶어지는 봄날입니다.

최근에 올라온 글

TAG

more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