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은 어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렸다. 몸이 아파 외출도 최소한으로 하다시피 지내다 보니 시간과의 전쟁이 아닐 수 없었다. 시간을 보내기에 책만 한 것도 없다. 여름내 읽었던 책들을 손으로 꼽아보니 손가락이 모자라고 벌써 기억 속에 사라진 책들도 많다. 책을 읽고 난 다음에는 한줄 평 정도는 했는데 그러고 보니 그마저도 하지 않아 기억이 가물가물 하다. 언제 시간을 내어 기억에 남아있는 책에 대한 예의로 몇 줄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얼마 전 내가 읽은 던 책제목이 ‘추락’이었다. 무심히 도서관의 도서를 정리하다 발견한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종 나와 다른 대상을 바라볼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교수 데이비드 루리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것을 다르다고 이상하게 보거나, 무..
저녁식사를 수구레 국밥으로 먹겠다는 장한 뜻을 세우고 길을 나섰다. 수구레가 뭔지도 몰랐지만, 며칠 전부터 귓가에 "수구레~ 수구레~"하는 소리가 들려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힘으로 '수구레'란 것이 소의 가죽과 뼈 사이에 붙어있는 뭔가라는 것을 알았고, 수구레로 만든 '수구레 국밥'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해운대 신시가지 안에 수구레 국밥을 파는 곳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인터넷이 없었으면 어떻게 살았을꼬. 그리하여 찾아 간 곳은 해운대 신시가지 재래시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가곰탕. 세로 간판엔 2층이라고 되어 있으나 그것은 아닌 듯하고, 그냥 1층에 그리 크지 않은 전형적인 옛날식 식당이다. 주인장에게 그 유명한 수구레 국밥을 먹으러 왔다고 너스레를 떨고선 세 명이..
"한국에 처음 와본 외국인 친구들의 리얼한 '한국 여행기'를 통해 '여행' 그대로의 보는 즐거움과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재미까지 동시에 선사하는 '신개념 국내 여행'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을 시청했다. 채널을 요리조리 돌리다 우연히 본 프로그램이었는데 내용이 괜찮아 '다시보기'로 독일편을 모두 시청한 것이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있다. TV프로그램을 보겠다고 다시보기 서비스까지 이용하게 되다니. 웃겨야 좋다고 생각하는 듯한 예능 프로그램을 좋아하지 않지만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같은 개념이 뚜렷한 프로그램이라면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고쯤은 언제든지 감수할 수 있다. 모처럼 좋은 기분으로 TV를 시청했다. 방송의 취지대로 우리나라와 독일의 문화적 차이를 알 수 있었고, 그 차이는 잔잔한..
세상에나 만상에나 어찌 이런일이! 예스24 중고서점이 우리동네에도 있었다. 정식 이름은 예스24 중고서점 장산점. 검색하다 예스24 중고서점 장산점 방문후기 이 글을 보고 알게 된 사실이다. 자주 지나 다니는 곳인데 깜쪽같이 몰랐던 일이다. 주말을 맞아 가족을 이끌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장산 아래 대천램프. 가는 길에 도서관도 있으므로 우리가 산책을 한다면 당연히 이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그런데 대천램프에 도착하고 보니 행사를 하는지 복잡하다. 그래서 새로운 목적지를 찾아 인터넷 검색하다 알게 되었다. 중고서점인데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도 있다니 괜찮을 듯하다. 우리 셋이끼리 합의를 보고 방향을 틀었다. 장산역쪽으로. 예스24 중고서점 장산점은 NC백화점 옆 한양프라자 건물에 있으므로 대천램..
히가시노 게이고의 위험한 비너스를 읽었다. 처음 책을 고르면서 살펴봤을 때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으나 섞어도 준치라고 천하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니 믿어보자는 심정으로 고른 것이다. 모두 읽고 난 지금 간단히 평가하자면, 소위 하는 말로 감동도 없고 재미도 없고 그저 그렇고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라는 것. 책을 펴낸 현대문학엔 미안하지만 돈 주고 구입할 만한 책은 아니다. 생각해보니 현대문학에 미안할 일은 아니다. 현대문학은 내가 서평을 올리는데 책 한 권 보내 준 적 없으니. 그동안 서평은 가급적 좋은 쪽으로 쓰려고 노력해왔다. 기왕지사 좋은 말만 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블로그를 쉬다가 다시 하면서 마음을 고쳐 먹었다. 세상에 좋은 이야기만 정보가 아니지 않은가. 좋..
한 줄 요약 그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을 강의했다. 많은 교수들이 '마지막 강의'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한다고 한다. 마지막 강의는 교수들이 그들의 퇴임에 대해 숙고하고 지난 생애를 강연 하는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교수로서의 생이 마감되는 것이지만 랜디 포시는 달랐다. 랜디 포시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강의를 했다. 췌장암 진단을 받고 시한부 삶을 살았던 랜디 포시는 그 누구보다 오래 살 것 처럼 살았다. '마지막 강의'는 랜디 포시가 살면서 중요하게 느꼈던 것에 대해 다룬 책이었다. Ⅰ 마지막 강의 Ⅱ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Ⅲ 모험······ 그리고 교훈 Ⅳ 다른 사람들의 꿈을 이루게 도와주기 Ⅴ 당신의 인생을 사는 방법 Ⅵ 마지막 한마디 감사의 말 옮긴이의 ..
길을 가다가 차 한대 주웠다. 2006년 이후 자의로 뚜벅이 생활을 하다가 다시 드라이버가 되고 보니 골 아픈 것이 한 둘이 아니다. 자동차 등록을 해야하는데 그럴려면 자동차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돈이 아까워도 보험은 들어야 한다. 왜냐 보험은 사랑이니까. 유비무환! 근데 사랑은 사랑이지만 이왕이면 돈을 아끼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사랑도 지키고 돈도 절약하는 방법을 찾아봤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설계사에게 보험가입을 하는 것 같지는 않다. 뭐든지 인터넷으로 통하는 세상? '자동차보험'이라고 키워드를 입력하니 주루룩~~~ 하늘에서 우박이 떨어지 듯이 관련 정보들이 쏟아진다. 보험료를 아끼는 깨알같은 팁(Tip)도 있고, 보험사에서 운영하는 듯한 자동차 보험료 비교견적 사..
한 줄 요약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음을 아는 것, 그것이 어른이다. 김소진 작가를 민망하지만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김소진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수능을 대비한 책에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가 단편으로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이청준의 '눈길'처럼 1인칭 소설로 주인공 '나'가 현재의 일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나간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과거 시점과 현재 시점이 끊임없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시점의 '나'는 과거를 회상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한다. 인물과 그때 그 시절에 대한 묘사를 함으로써 현재와 대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나'가 짠지 항아리를 깬 것이..
Every Man a King(Radio Speech to the Nation) -Huey P. Long Is that a right of life,when the young children of this country are being reared into a sphere which is more owned by 12 men that is by 120 million people? Ladies and gentlemen, I have only 30 minutes in which to speak to you this evening, and I, therefore, will not be able to discuss in detail so much as I can write when I have all of t..
The Four Freedoms -Franklin Delano Roosevelt Mr. President, Mr. Speaker, members of the 77th Congress: I address you, the members of this new Congress, at a moment unprecedented in the history of the union. I use the word “unprecedented” because at no previous time has American security been as seriously threatened from without as it is today. Since the permanent formation of our government u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