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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동굴(Book review)

이문열의 호모 엑세쿠탄스를 읽다

별이네(byul) 2010. 1. 17. 21:20

이문열의 '호모 엑세쿠탄스'를 읽었다. 분서갱유를 당했던 이문열 작가가 오래도록 별러 출간한 책이라 사뭇 그 내용에 호기심이 생겼다.

소설가가 소설을 써놓고 제발 소설은 소설로 읽어 달라고 간청해야 하는 고약한 시대가 되었다. 소설이 현실 정치를 발언해서는 안된다는 것, 아니 소설에 작가의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는 이 희얀한 소설론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거기다가 더욱 알 수 없는 일은 소설에 현실 정치의 문제를 수용하는 일을 무슨 괴변이라도 되는 양 핏대를 세우는 이들일수록 지난 시대 그들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소설은 어김없이 정치적이었다는 점이다.…


책머리에 나오는 작가의 말인데 시작부터 그 내용이 심각하다. 대충 어떤 주제의 책인지 감은 잡혔다. 내용상 분명 날 선 비판이 예상 되었을테고, 그 예기를 꺽어보자는 뜻에서 "이 책은 '소설'이니  확대해석은 하지말라"는 메세지를 남긴 것이리라.

 

일단 작가의 생각을 존중하여 좌우를 생각하지 않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책을 읽었다. 사이사이 흐름을 방해하는 내용이 삽입되어 있어 거의 3분의 1은 건너 띄다시피 읽었다. 그러다 건너띄었던 내용이 필요하여 다시 처음부터 읽느라 완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지난 정권의 말기 쯤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한 투자금융사의 과장이 겪게되는 다소 황당하고 초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재림예수 역활을 맡은 보일러공의 '그리스도세력'과 새연모라는 단체의 '적그리스도세력' 그리고 보일러공을 새연모에 넘기는 역활을 맡은 유다역의 신상민. 이 세축을 중심으로 소설은 진행된다.

소설을 소설로만 봐 달라는 작가의 간청(?)이 있었기에 더 이상의 이야기는 생략한다. 사실 단순히 소설로만 보기에는 책속의 실명들이 부담스럽다. 소설속 인물들이 내뱉는 '말'들에서 속시원함을 느낄 독자들도 분명 있을테고, 거품을 품거나 냉소적인 반응을 보일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문열 작가에 대한 선입관이 있다면 그 예상이 전혀 틀리지 않음을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싶다. ⓒ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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