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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와 새들의 친구, 박중록 선생님

별이네(byul) 2010. 1. 16. 21:14

지난 해 9월 26일 부산블로거기자단 열혈 블로거들과 함께 부산의 을숙도를 다녀왔다. 환경탐사를 위한 을숙도 탐방의 일환이었다. 팀원들은 나름대로 주제를 잡아 열심히 포스팅을 하는데 난 이제서야 자판을 두르린다. 현장을 보며 메모해둔 수첩에서 좋은 '건수'를 찾지 못한 탓이다. --;;

동행했던 블로거들 정말 대단했다. 카메라의 셔트를 연방 눌러대는데 속으로 어찌나 놀랐던지.  "어디서 저런 열정이 나올까..."  나는 헉헉 그리며 따라다니기에도 버거웠다.  이동중 차속에선 연방 "힘들다"고 하면서도 차가 멈추면 언제 그랬냐는듯 팔팔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블로거'는 아무나 되는게 아니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멋진 피사체가 있더라도 똑딱이조차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안내를 맡아주신 선생님의 말씀에만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서 나오신 박중록선생님을.


습지와 새들의 친구현장에서 옛제자와 만난 박중록 선생님 ⓒ레몬박기자

박중록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 새 전문가로는 윤무부교수 밖에 몰랐다. 그런데 부산에서 새를 그렇게 끔찍히 사랑하는 분을 만날 줄 이야. 박중록 선생님은 새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새와 자연 그자체를 사랑하시는 분이었다.

을숙도의 여기저기를 안내하며 설명을 하는데 그 말속에 '안타까움'이 많이 묻어 있었다. 습지가 원래의 크기에서 많이 줄어들었나 보다. 예전의 을숙도 습지를 본 적이 없어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주변의 공사현장을 보니 얼마나 많이 훼손되었을지 짐작을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그런데 황송하게도 선생님께서 먼저 소식을 보내오셨다. 메일을 받고 순간 어찌나 당혹스러웠던지. 수고 많으셨다는 인사를 먼저 드리고 싶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가 결국 못하게 되고 말았다. 사람구실 하고 살기가 이리도 힘이 드는가. OTL

블로거의 글 한줄이라도 힘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젠 강을 지키기가 많이 힘든가 보다. "이후로도 많은 도움을 부탁드리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석양을 감상하느라 맨땅에 드러누워 하늘을 바라보던 시간과 풀잎으로 바람개비를 만들며 밝게 웃던 선생님의 미소는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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