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비차' 를 읽었다. 어떤 책을 볼까 고민하다가 꺼내든 책이다. 표지만 보았을 때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종류의 책인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살짝 망설였다. 끔찍한 내용은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좋아하지 않는 종류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볼까~ 말까~" 내 안에서 두 마음이 전투를 치르고 있는데, 순간 엄마가 "봐, 재미있어." 라고 말씀하셨다. 이 책의 주인공 비차는 몇 개의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한심한 비차, 개과천선 중인 비차, 똘똘이가 된 비차.... 내가 맨 처음 비차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을 때에 비차가 매우 한심해 보였다. 곧 4학년이 될 텐데 대비도 하지 않고 놀기만 하는 비차가 내 눈에는 한심하게 비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차는 4학년 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이창숙 작가의 두 번째 소설 무옥이를 읽었다. 식민지 말기에서 한국전쟁직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화성, 서울, 부산을 배경으로 주인공 무옥이의 삶을 그린 소설이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으로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무옥이. 어린나이에 시집을 가서 힘든 시집살이를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에 기쁨을 느끼는 무옥이다. '책은 힘이 있구나,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고 기쁘게도, 슬프게도 할 수 있는 게 책이로구나' 무옥이는 책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낀다. 집 나간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무옥이는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집에서 나오게 된다. 어릴 적 친구 순자와 방직공장을 다니며 현실을 몸으로 느끼고 노동자의 인권을 주장하다 쓰러지는 친구와 사랑하는 사람을 보면서 무옥이는 세상과 당당히 맞선다. 어..
중국의 국민작가 차오원쉬엔의 대표작 빨간대문을 읽었다. 차오원쉬엔은 베이징의 대학교 교수인데 빨간대문으로 중국의 국민적 작가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문고에서 봉사하시는 엄마가 이 책을 읽어보고 괜찮은 내용이라고 나에게 추천해주셨다. 빨간대문은 초등학생들이 성장해 나가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한 가득 모아놓은 이야기이다. 상상과 두샤오캉은 중국 유마디의 초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다. 상상과 두샤오캉은 처음에는 라이벌이었으나 나중에는 상상이 두샤오캉의 딱한 처지를 이해하고 도와주는 과정에 친해지게 되었다. 상상은 유마디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아들이고 두샤오캉은 잡화점을 했다가 망해 버린 두씨일가의 아들이다. 빨간대문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나는 특별히 기억나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한 가지는 류..
고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 '자전거 도둑'을 읽었다. 나는 예전에 선생님의 작품 중에 '부숭이는 힘이 세다'를 읽어본 적이 있다. 그때 아빠가 박완서 선생님이 아주 좋은 작가라고 말씀하셔서 그 명성은 알고 있었다. 이 책에는 자전거 도둑 외에도,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시인의 꿈/옥상의 민들레꽃/할머니는 우리 편/마지막 임금님 같은 단편이 다섯개 더 실려 있다. 나는 처음에 단편이라서 좀 얕봤었다. 그런데 의외로 독서감상문을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웠다. 이 책의 주인공은 수남이다. 수남이는 돈을 벌어 어려운 가정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서울로 떠난다. 아버지는 수남이가 떠나기 전 이렇게 말한다. "무슨 짓을 하든지 그저 도둑질은 하지 말아라, 알았쟈?" 왜냐하면 수남이의 형이 도둑질을 하여 선물을 사왔다가 잡혀..
권무일 저 의녀 김만덕을 읽었다. 책을 다 읽고도 제때 감상문을 올리지 못한 것은 내용 중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계획성 없이 '닥치고 독서'식으로 양을 추구하는 독서생활을 했으나 기왕의 취미생활을 업그레이드 시켜보자는 의미에서 읽은 책들을 분류하여 정리하는 작업도 병행하기로 한 까닭으로 의녀 김만덕을 어디로 분류해야 할 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냥 한국소설로 분류해두면 쉬운 일이겠으나 이왕 제대로 독서생활로 하기로 하였으니 좀 더 세분화 하고 싶었다. 가족끼리(스텔라식 표현하면 셋이끼리) 의논하여 만들어 놓은 기준으로 인물에 관한 책은 전기문학과 전기소설로 분류하기로 하였었다. 그러자면 결국 김만덕을 제대로 알지 않고서는 책의 내용에 ..
조병국 선생님께서 지으신 '할머니 의사 청진기를 놓다'를 읽었다. 이 책은 내가 속한 독서회의 선생님께서 추천해 주셨다. 나는 처음부터 이 책이 재미있는 책이라고 생각 하지 않았다. 재미로 읽는 책 이라기보다는 내용을 꼼꼼히 살펴 생각을 하며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책을 권해주신 선생님께서 ‘좋은 책’이라고 말씀 하셨기 때문이다. 대체로 선생님이나 부모님께서 책을 추천해 주실 때 “재미있는 책”이라고 말하지 않고 “좋은 책”이라고 말하면 거의가 책속에 생각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그렇게 책을 읽다보니 책속에 나오는 부모에게 버려져 죽어간 아이들, 새로운 집에 입양되어 가는 아이들, 그리고 파양당한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깊이 하게 되었다. 입양이 된..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알게 된 블로거 여강여호 아저씨의 추천으로 '몽당분교 올림픽' 을 읽었다. 처음에는 '무슨 책 제목이 몽당분교 올림픽 이지?' 라는 의문이 생겼다. 그러나 읽어보니 왜 몽당분교 올림픽이라고 제목을 지었는지 알 수 있었다. 몽당분교는 강원도 설악산 자락에 자리한 총 학생 수가 8명인 자그마한 학교이다. 처음에는 7명이었는데 나중에 호아 언니가 전학 와서 8명이 되었다. 호아 언니는 배트남 사람인데 한국으로 시집을 온 어른이다. 몽당분교에는 베트남에서 온 호아 언니 외에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에르킨, 북한에서 온 박만덕, 필리핀에서 온 호세피노, 한국의 하철수, 태국에서 온 솜차이, 나이지리아에서 온 이영애, 한국의 김예슬이 있다. '몽당분교 올림픽'에는 이런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과 ..
크리스틴 레빈의 '안녕, 엠마'를 읽었다. 이 책은 지난 10월에 처음 읽고 이번에 두 번째로 읽는 책이다. 그리고 2013년 들어 처음 적는 독후감이기도 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 독후감을 쓰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두 번째라 그런지 내용이 머릿속에서 잘 정리된 느낌이 든다. 이 책은 흑인소녀 엠마와 백인소년 딧의 이야기이다. 워커네 가족 즉 엠마네 가족이 새 우체국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딧과 엠마의 만남은 시작된다. 처음에 딧은 엠마를 싫어했다. 엄마가 시켰을 때만 딧은 형식적으로 엠마와 같이 놀아준다. 딧이 낚시를 하러 강가에 아빠랑 같이 갔다가 엠마와 엠마 아버지인 워커와 만난 이후로 엠마에 대한 생각은 달라진다. 나중에는 딧은 엠마와 비밀 동굴도 만들고 야구를 같이 하기 위..
황선미 선생님께서 지은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었다. 이 책은 에니메이션으로도 나와 화제였지만 볼 기회가 없어 많이 아쉬웠다. 그렇지만 책으로나마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이 책의 내용을 말하자면 대강 이러하다. 잎싹이라는 암탉은 양계장의 닭이지만 마당의 닭을 꿈꾼다. 왜냐하면 마당의 닭이 자유로워 보였기 때문이다. 잎싹은 폐계가 되어서라도 밖으로 나가고 싶어했다. 폐계가 되면 버려져 밖으로 나갈 수 있기때문이다. 그래서 잎싹은 폐계가 되기 위해서 모이를 먹지 않고 알도 낳지 않는다. 결국 잎싹은 폐계가 된다. 버려진 잎싹은 나그네라는 천둥오리의 도움을 받아 헛간에서 잠시 생활하면서, 알을 품고 키우는 암탉이 되는 꿈을 꾼다. 하지만 잎싹은 헛간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않아 마당식구들에 의해 바깥세상으로 ..
엄마와 도서관에 갔다가 '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 엄마가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을 보며 재미있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규장각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엄마가 다른 책을 고르는 사이 자리에 앉아 이 책을 읽었다. 그런데 읽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서 한자리에서 모두 읽어버렸다. 박병선 박사님은 10살에 뇌막염으로 6개월 정도 밖에 살지 못할거라고 의사가 말했다. 그러나 아픈 와중에도 교육사업을 위한 자신의 꿈을 위해 병을 이기고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책 분류 작업을 하게 된 박병선 박사님은 그곳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활자 책인 '직지'를 찾아 내고, '직지'가 우리나라 최초의 금속활자 책이기도 하지만, 세계 최초라는 것도 증명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