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지금 집이에요? 오디가 생겼는데 좀 드릴까해서요.” 하교하는 딸아이 마중가는 산책로에서 문자 한통이 배달되었다. 마을문고에서 같이 봉사하는 종애씨가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가져 온 오디를 나눠먹자며 예쁜 맘을 쓴 것이다. 며칠 전에도 달디단 꿀참외를 가져다줘 맛있게 먹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종애씨를 만나 맛있게 먹는방법과 함께 앵두와 오디를 한아름 건네받았다. 곧 먹을 앵두며 오디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려는데 옆에 따라오는 딸아이가 한마디 한다. “엄마는 전생에 착한 일을 많이 했나봐 수정아줌마, 종애아줌마 등 여러사람들이 엄마를 많이 챙는 것 보면 그런 것 같아.” 그러고보니 난 해 준게 아무것도 없는데 고맙게도 동생들이 나에게 너무 살뜰하다. 별이는 빨간 앵두에 시선을 꽂은 채 훈계를 한다...
산들산들 부는 바람을 맞으며 집을 나섰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에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싱그러워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늘 하던대로 고개를 숙이고 걸었다. 그렇게 걷는 이유는 내가 오가는 길가에 가로수로 은행나무가 줄지어 서있고, 요즘은 은행알이 익어 바람에 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목적지까지 가다보면 은행알 서너 개씩은 주울 수 있기 때문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가을이 익을때로 익었는지 지나는 바람에 은행알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 대충 주워가면서 걸었는데 어느새 작은 봉지에 가득찼다. 급히 버려진 비닐봉지를 주워 그속에 넣었는데 한봉지 가득이다. 은행알이 몸에 좋다는 것을 우연히 알고 언젠가부터 가을이면 일부러 사먹지는 않지만, 떨어진 은행알 줍는 것은 재미삼아 열심히 ..
지인 중에 술을 좋아하는 '김'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 김이 간만에 사고쳤다. 술을 마시고 택시를 탔다가 품속에 든 이백만원을 털렸단다. 헐~ 김의 부인은 "이 인간아! 이 백만원이면 빌딩을 짓겠다"라고 하면서 집을 나가라고.. ㅋㅋ 다행히 CCTV를 통해 차량번호를 알아낸 모양인데.. 어떻게 진행이 될지 자못 흥미진진하다. 택시기사에게 인간적으로 사정하는게 나을까.. 경찰에 정식으로 신고하는게 나을까.. 그러게 술 좀 줄이라니까는~ ⓒ뭘더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나의 서른에 우린 무엇을 사랑하게 될까 젊은 날의 높은 꿈이 부끄럽진 않을까 우리들의 노래와 우리들의 숨결이 나이 서른에 어떤 뜻을 지닐까 저 거친 들녘에 피어난 고운 나리꽃의 향기를 나이 서른에 우린 기억할 수 있을까 빈 가슴마다 울려나던 참된 그리움의 북소리를 나이 서른에 우린 들을 수 있을까 - 백창우, '나이 서른에 우린' 현실이 나에게 타협하자고 손을 내민다. "악수하면 지는거다" 아~ 니미럴~ 떠거럴~ ⓒ뭘더
공자는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仁者樂山),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즐긴다(知者樂水)"라고 했다. 아무래도 나는 어진 심성을 가지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산 보다는 물을 좋아하는 편이니까. 그러나 간혹 혼자 또는 작은 무리를 지어 산을 찾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산을 싫어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자발적으로 산을 찾을 때는 틀림없이 머리속이 복잡할 때이다. 컴퓨터 조각모음 하는 기분으로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머리속이 깨끗하게 비워지는데 그 느낌이 좋다. 오늘도 조각모음을 위해 혼자 산을 찾았다. 봄은 아직 멀리 있을텐데 벌써 계절의 변화가 저만치 부터 느껴지는 듯 하다. 산을 오르기전 어둡고 답답했던 생각들은 산에 맡겨두고 대신 한껏 좋은 기운을 받아 내려오는 발걸음은 가벼웠다. 그렇게 내려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