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탁환의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을 다시 읽었다. 이 책에 대한 독서감상문은 이전 블로그에 포스팅 하였지만, 블로그를 단장하며 묵은 글들을 걸러내는 와중에 같이 폐기되어버렸다. 아까뷔~ 하지만 제목처럼 잊혀지기엔 너무 아까운 책이라 다시 읽고 감상문을 새로이 적어본다. 이 작품은 사극의 소재로 많이 등장하는 조선 숙종시대 장희빈에 얽힌 내용을 담고 있다. 매설가(소설가) 모독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구운몽', '사씨남정기'를 지은 서포 김만중과 장희빈과 그의 오라비 장희재 등 실존했던 인물들이 등장하는 역사 추리소설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서러워라 잊혀진다는 것은'이란 제목은 작품속의 주인공 모독이 서포 김만중을 주인공으로하여 '사씨남정기'의 탄생비화를 담아내고 있는 소설의 제목이..
하병무의 장편소설 '신비'를 읽었다. 덕분에 무더운 이틀밤을 행복하게 보냈다. 단순히 소설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던터라 행복이 두배였다. 소설.. 특히 역사소설의 경우 개연성이 첨가된다면 아무래도 작품에 몰입하게 된다. 그런점에서 작가의 상상력에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작가는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 39세에 사망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잠적하였다'는 가설에 남녀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첨가하여 '신비'를 완성하였다. 고정욱의 '원균 그리고 원균'을 보면 '이순신 장군이 마지막 해전에서 전사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몸을 숨겼다'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소설중엔 이처럼 기존 역사에 의문을 담은 책들이 제법있다. 이 모두가 중국사서를 베껴만든 김부식의 '삼국사기' 영향일테지만, 삼국사기를 제외하곤 딱..
한번 장사 때마다 쉰 명 정도의 순장자들이 죽은 왕을 따라서 구덩이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 쉰 명 안에는 신하와 백성들의 여러 종자와 구실들이 조화롭게 섞여 있었다. 문과 무의 중신들이며 농부, 어부, 목수, 대장장이가 구실에 따라 징발되었고, 무사와 선비도 있었으며 늙은 부부, 아이 딸린 젊은 부부에 처녀와 과부도 있었다. 순장자들은 왕보다 먼저 각자의 구덩이 속에 누워 왕의 하관을 맞았다. 늙은 부부가 머리와 다리를 거구로 포개고 한 구덩이 속에 누웠고 젊은 부부는 아이를 사이에 끼고 모로 누워 끌어안고 눈을 감았다. 아낙이 허연 젖을 들어내고 젖꼭지를 물려 우는 아이의 입을 막았다. (이상 18쪽) 돌뚜껑이 덮이는 순간, 뚜껑을 밀치고 구덩이 밖으로 뛰쳐나오려는 자들도 더러는 있었다. 군사들이 달려..
동방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나의 조국 반 만년 역사위에 찬란하다 우리문화 오곡백과 풍성한 금수강상 옥토낙원 완전통일 이루어 영원한 자유평화 태극기 휘날리며 벅차게 노래불러 자유대한 나의 조국 길이 빛내리라 위의 내용은 누구나 아는 '조국찬가'라는 노래의 가사이다. 우리는 우리의 역사가 반만년(오천년)이라고 들어 왔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고구마 백개 심자 (고구려, 백제, 신라)로 이어지는 이천년의 역사만 배워왔다. 아무도 묻지도 않았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이와 비슷한 질문을 했다가 "시험에도 나오지 않는 쓸데없는 질문"한다고 핀잔 받은 기억만 있다. 우리의 잃어버린 삼천년에 대한 궁금증을 소설로나마 해소시켜주는 작품을 읽었다. 김진명 작가는 역사적 어느 한 사실에서 모티브를 얻어 이야기를 만드..
을 지었던 정은궐 작가의 을 읽었다. 앞선 작품을 재미있게 읽었던터라 망설임 없이 집어들었다가 꼬박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1, 2 두권 읽는데 소비하였다. 한때 TV드라마를 통해 스타가 된 4명을 F4라는 말로 묶어 칭했던 것처럼 에도 F4와 같은 주인공 '잘금4인방'이 등장한다. 이들 F4는 에 등장했던 그들이다. 그러니까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후속작이 되는셈이다. 요즘 이야기로 시즌2 라고 할 수 있겠다. 물건(?)이 좋다하여 '대물'로 불리는 남장한 낭자 김윤희와 일등 신랑감이라는 뜻의 '가랑'으로 불리는 이선준, 허구헌날 싸움박질을 하고다녀 미친말이란 뜻의 '걸오'로 불리는 문재신, 여자의 치맛폭에서 헤어나오기 싫어 호를 계집녀에 수풀림 '여림'으로 지은 구용하. 이들 4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