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동생이 집에 모셔두고 읽어야 할 책이라며 저에게 내밀었습니다. 2012년 화제의 책으로 알려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입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혜민스님을 모르고 이 책을 안 읽어 봤다면 뒷통수가 부끄럽다나요. “그대의 아픔이 치유되길, 그대가 행복해지길, 그대의 원이 성취되길” 어떤 내용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읽어보니 천천히 독백하듯 읽기에 좋았습니다. 내면을 살 찌울만했고 맘에 상처가 있다면 치유가 되는 책이라 생각했습니다. 트위터를 통한 혜민 스님의 지혜로운 대답을 한데 묶어 놓은 책이라 세상 속에서 번뇌하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 속에서 인연을 만들고 자신을 찾는다면 가치를 다한 것이겠지요. ‘길가에 떨어져 있는 은행나무 열매는 사랑이 끝나 완전히 만신창이가 된 연인들을..
똥은 똥이다 인도를 여행하다 보며 심심찮게 마주치는 풍경이 하나 있다. 살갗이 거무스럼하고 눈이 큰 인도 사람들은 이른 아침마다 물통 하나씩을 달랑 들고 어리론가로 걸어간다. 처음에 나는 그들이 한 끼 밥을 얻기 위해 슬프게 걸음을 옮기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들은 똥을 누기 위해 그렇게들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한적한 공터나 흙탕물이 흐르는 개울가를 찾아서 모두들 느긋하게 말이다. 물론 물통의 물은 뒤처리를 위한 것이었다. 실제로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철로변에 저만치 쭈그려 앉아 태연히 똥을 누는 사람을 종종 볼 수도 있다. 그런 인도 사람을 보며 손가락질할 권리가 우리에게 없다. 똥이란 모든 동물의 생리적 작용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똥을 눈다는 것은 자연으로부터 입을 통해 섭취한..
요즘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마음이 들면 몸은 못가더라도 마음이라도 보내자 싶어 여행관련 책자를 뒤적인다. 잠시 차한잔을 마시며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집어 들었다. 알다시피 류시화님은 인도에 대해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인도 전역을 여행하며 느꼈던 것들을 '글'로써 발표하는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도 그런 류의 책이다. 책의 시작부분에 나오는 '여행자를 위한 서시'를 음미해보고 싶어서 집어들었는데, 마침 다른 부분이 생각났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 든다. 류시화님이 인도 여행중에 열이틀 동안 스승으로 모신 인도의 요기 싯다 바바 하리 옴 니티야난다로부터 전수받은 세가지 만트라이다. 이 세가지만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