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진의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를 읽고 본문

책동굴(Book review)

김소진의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를 읽고

알 수 없는 사용자 2017. 10. 14. 11:08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한 줄 요약  세상은 자신을 중심으로 흘러가지 않음을 아는 것, 그것이 어른이다.

 

김소진 작가를 민망하지만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김소진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수능을 대비한 책에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 가 단편으로 수록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이청준의 '눈길'처럼 1인칭 소설로 주인공 '나'가 현재의 일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어 나간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과거 시점과 현재 시점이 끊임없이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내가 생각하기에 현재 시점의 '나'는 과거를 회상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한다. 인물과 그때 그 시절에 대한 묘사를 함으로써 현재와 대조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는 '나'가 짠지 항아리를 깬 것이 큰 일이라 생각하지만 세상에서는 큰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고 어른이 되어갔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그 거리감은 사실 이 세계는 나와는 상관없이 돌아간다는 깨달음, 그러므로 나는 결코 주변으로 둘러싸인 중심이 아니라는 아슴푸레한 깨달음에 속한 것이다."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의 주인공처럼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했었던 사람은 '나'처럼 혼란을 겪지 않았을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고, 어른이 되어감에 있어서 느끼는 감정 역시 다를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이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것, 그리고 내가 세상 속에 동화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어른으로 변모해나가는 과정이 아닐까라고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를 읽으면서 느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쳐 혼란을 겪었을때 열등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주인공 '나'가 거리감을 느꼈던 것처럼, 더이상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님을 깨닫고 혼란스러움을 느낀 것처럼 주인공과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는 누구나 거리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필요없는 존재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현재 시점은 마지막 기억의 터전 이야기가 주된 이야기이었다. 어릴적 자신이 살았던 동네가 재개발로 인해 사라짐으로써 텅 빈 상실감을 갖게 된것 말이다. 그런 마음은 무엇을 찾듯 두리번거리는 행동으로 묘사되었다. 추억이라는 줄이 끊어짐으로 심장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고향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여러 주제가 복합된 것 같아 어쩌면 난해할 수도 있는 책이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알고 나면 옛날을 회상하며 그리움을 되살릴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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