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요약 우리는 부모님께 사랑이라는 빚이 있다. '눈길'은 예전에 이청준의 '서편제'를 읽으면서 같이 읽은 작품이었다. 이번에는 수능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책의 의미를 생각하며 읽게 된 것이다. '눈길'은 1인칭 소설로 '나'라는 존재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사실 '눈길'을 읽었을 때 '나'라는 존재가 너무 미웠다.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 준 것이 없으니 빚이 없다고만 생각하는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머니를 노인으로 칭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금세 어디서 묵은 빚문서라도 불쑥 불거져 나올 것 같은 조마조마한 기분이었다." "잠이나 자자. 빚이고 뭐고 잠들면 그만이다. 노인에게 빚은 내가 무슨 빚이 있단 말인가." 여기서 '나'가 애써 감추려고 하는 것은 ..
블로그를 열고 서평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꼭 적어야지 하면서도 쉽게 적을 수 없었던 책이 박완서님의<나목>이다. 나목은 화가 박수근(1914~1965)을 모델로 한 박완서님의 첫 작품으로, 내가 처음 읽었던 것은 1990년 늦가을 무렵이었다. 문단에 나온지가 올해로 이십년이 된다. 첫 작품이 裸木이었다. 그동안 단행본으로 나왔다가 절판되기도 하고 전집이나 선집에 수록되기도 했지만 다시 한번 처음부터 차근차근 읽어보면서 손을 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기 작품을 읽으면서 엄정한 객관적 시각을 갖기는 불가능하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어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특히 이 작품에 대한 나의 애착은 편애에 가깝다. 裸木을 생각할 때마다 괜히 애틋해지곤 한다. 가끔 여지껏 쓴 작품중에서 어떤 것을 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