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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와 오디 그리고 친정엄마

레이디수 2013. 6. 14. 22:37

“언니~ 지금 집이에요? 오디가 생겼는데 좀 드릴까해서요.”

 

하교하는 딸아이 마중가는 산책로에서 문자 한통이 배달되었다. 마을문고에서 같이 봉사하는 종애씨가 시골에 계신 어머니가 가져 온 오디를 나눠먹자며 예쁜 맘을 쓴 것이다. 며칠 전에도 달디단 꿀참외를 가져다줘 맛있게 먹었는데…

 

돌아오는 길에 종애씨를 만나 맛있게 먹는방법과 함께 앵두와 오디를 한아름 건네받았다. 곧 먹을 앵두며 오디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 보려는데 옆에 따라오는 딸아이가 한마디 한다.

 

 “엄마는 전생에 착한 일을 많이 했나봐 수정아줌마, 종애아줌마 등 여러사람들이 엄마를 많이 챙는 것 보면 그런 것 같아.”

 

그러고보니 난 해 준게 아무것도 없는데 고맙게도 동생들이 나에게 너무 살뜰하다. 별이는 빨간 앵두에 시선을 꽂은 채 훈계를 한다.

 

“언제 한번 시간내서 밥이라도 사줘라잉~”

 

앵두와 오디
보기만해도 입안에 군침이 도는 앵두와 오디.

 

오디와 요거트
오디를 갈아 요거트에 섞으면 어떤 맛일까?

 

오디와 요거트
오디를 갈아 요거트와 섞었더니 정체불명의 보라색 죽이 되었다.

 

돌아오는 길에 플레인 요거트를 사가지고 와서 인증샷을 찍고는 앵두 한 알을 낼름 입 속에 넣었다. 새콤달콤함이 입안에서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앵두랑 오디는 친정엄마와 사이좋은 과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친정 엄마는 내가 태어나기 전에 살던 집의 우물 옆에 앵두나무가 한그루 있었다고 했다. 여름날에 우물가에서 빨래며 집안일들을 정신없이 하다보면 갈증나서 따먹었던 앵두맛은 일품이라 세상 어떤 과일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했었다.

 

입속에 퍼지는 달콤새콤한 이맛이 우리엄마가 얘기해 주던 그 맛일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니 종애씨에게 받은 앵두가 달리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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